고액 자산가와 기업 오너들은 단순히 자산을 축적하는 것을 넘어, 다음 세대에게 재산을 효율적으로 이전하고 상속세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가문의 자산을 장기적으로 보존할 수 있는 다양한 상속 및 자산승계 전략을 고민하게 된다. 그중 최근 국제 자산가들 사이에서 많이 활용되는 전략 중 하나가 바로 Split-Dollar 생명보험 구조와 ILIT(취소불능 생명보험 신탁, Irrevocable Life Insurance Trust)를 결합한 방식이다. 이 구조를 적절히 활용하면 상속세 절감뿐 아니라 유동성 확보와 자산 보호 측면에서도 상당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Split-Dollar 생명보험 구조는 보험료 부담과 보험 혜택을 두 당사자가 나누어 가지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개인 또는 법인이 보험료의 상당 부분을 부담하고, ILIT가 보험의 소유자 및 수익자로 지정되는 형태로 설계된다. 이를 통해 가족의 상황과 재산 구조에 맞춰 유연하게 맞춤형 플랜을 구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ILIT는 이 전략의 핵심 역할을 한다. 적절히 설계된 경우 생명보험 사망보험금을 피상속인의 과세 대상 상속재산에서 제외할 수 있으며, 동시에 자녀 및 후손들에게 자산이 어떻게 분배될지 장기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 또한 probate(상속재산 법원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자산 이전이 가능해 상속 절차의 효율성과 프라이버시 보호 측면에서도 장점이 크다.
이러한 전략은 특히 한국에 상당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자녀들이 미국 시민권자 또는 미국 세법상 거주자인 경우 더욱 중요해진다. 예를 들어 한국 내 상업용 부동산, 고가 아파트, 비상장주식 또는 한국 법인 주식 등 한국 소재 자산(Korea-situs assets)을 보유한 가정의 경우, 향후 상당한 상속세 부담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현재 비교적 큰 규모의 평생 증여·상속세 공제(lifetime exemption)를 허용하고 있는 반면, 한국의 상속세 및 증여세 제도는 공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실효세율 부담이 매우 높은 편이다. 실제로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의 상속세 체계를 가진 국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대규모 자산이나 가족기업 승계 과정에서는 상속세 부담이 매우 커질 수 있으며, 적절한 사전 계획이 없다면 상당한 가업 및 자산이 세금으로 소진될 위험이 존재한다.
문제는 많은 자산가들의 재산이 현금이 아닌 부동산이나 비상장주식 등 유동성이 낮은 자산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상속세 납부를 위해 가족이 보유하던 부동산이나 사업체를 급하게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Split-Dollar 생명보험 구조를 활용하면 사망 시점에 상당한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면서도 핵심 자산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ILIT 구조는 미국 거주 자녀들에게 자산을 보다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적절히 설계된 경우 장기적인 자산 보호 효과뿐 아니라 향후 미국 내 추가적인 상속세 노출을 완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구조는 국경을 넘는 자산 이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세금 비효율과 자산 유출을 최소화하면서 가문의 자산을 장기적으로 보존하는 데 유용한 전략이 될 수 있다.
다만 Split-Dollar 및 ILIT 구조는 미국과 한국 양국의 세법, 상속세 규정, 신탁 관련 법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매우 전문적인 영역이다. 따라서 실제 실행에 있어서는 미국 및 한국의 세무·법률 전문가와 긴밀히 협의하여 각 가정의 상황에 맞는 구조를 신중하게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